스키피오의 눈물

   기원전 146년, 아프리카의 맹주 카르타고가 4년에 걸친 전쟁 끝에 마침내 로마에 의해 멸망했다. 카르타고의 명장 한니발은 한때 6만 명의 대군을 이끌고 알프스를 넘어와 로마 국토를 10년이 넘도록 유린한 적도 있었다. 그런 적을 침몰시킨 로마군의 감격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그러나 이 때 승리의 주역인 로마군 사령관 스키피오는 불타는 카르타고를 바라보며 눈물을 흘렸다. 그러자 부관이 물었다.

 “장군님, 장군님은 로마 군사 역사상 최대의 업적을 이루셨습니다. 우리를 그토록 괴롭히던 카르타고가 멸망했는데 왜 우시는 것입니까?”

    스키피오는 이 물음에 이렇게 대답했다.

 “물론 오늘은 승자인 우리가 기뻐할 수 있겠지. 하지만 가만히 생각해 보게. 카르타고가 있어 우리 로마는 모든 면에서 항상 노력했네. 그들의 항해술과 적극적인 상인정신, 강한 군사력은 우리를 늘 긴장시키지 않았나. 그러나 로마의 큰 적이 사라져버린 지금부터 로마는 자만과 승자의 혼미 속으로 빠져들어 언젠가는 국력이 쇠약해지고 저 카르타고와 같은 운명에 처할 날이 오게 될 걸세. 불타는 카르타고를 보니 다가올 로마의 마지막이 떠올라 눈물이 나왔다네.”

  스키피오는 나라의 명령으로 카르타고를 멸망시켰지만 자신의 나라가 지닌 슬픈 운명을 예견하고 눈물을 흘렸던 것이다. 수백 년 동안 고대의 패권을 놓고 로마와 카르타고는 팽팽히 맞서왔지만 카르타고가 무너진 후 결국 로마는 점차 타락의 길로 걷게 되어 멸망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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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은 누구나 승리할 때는 패배할 때를 생각하지 못하고 건강할 때는 병약할 때를 생각하지 못합니다. 어쩔 수 없이 순간순간에 매달려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는 인간의 자만을 경계하기 위해 육신의 질병과 이런 저런 실패를 경험할 수 있도록 하십니다. 이를 통해 우리는 날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겸손을 배우면서 살아가는 것입니다. 카르타고의 멸망을 바라보고 흘린 전승 장군 스키피오의 눈물이 더욱 새로운 의미로 다가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