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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릴레이 제안설명

교육위원회 2 1047

   저는 평소 살아있는 교회는 다만 좋은 소문을 많이 내는 교회라고 생각했습니다. 좋은 소문이란, 우리가 비록 작은 교회지만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없는 콘텐츠 하나 만들어낼 때 가능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결국 좋은 교회는 언제나 교육, 문화 사역에서 승부를 걸어야 하는 것입니다. 

   저도 결코 한가한 사람은 아니지만 2주전 교회 홈페이지를 통해 ‘독서릴레이 운동(Book to Book Campagin)’을 제안한바 있습니다. 교회교육에서도 제대로 된 책읽기를 체질화시키는 것보다 더 확실한 교육은 없다는 소신으로 준비한 것입니다. 제안의 개요를 간단하게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먼저 책을 한권 준비해서 읽고 독서후기를 첨부한 후 교인 중 한사람에게 전달하는 릴레이 방식입니다. 물론 받는 사람이 부담 없이 읽어야겠고 주는 사람도 책값의 부담이 없는 가급적 새 책이면 좋겠습니다. 또 반드시 종교서적일 필요는 없고 능력이 된다면 여러 사람에게 기버(Giver)로서 줄 수도 있고 리시버(Receiver)로서 받을 수도 있습니다.

   책을 받은 리시버는 그 책을 읽은 후 역시 간단한 독서후기를 첨부해서 교회에 기증합니다. 그리고 나서 이번에는 리시버가 기버가 됩니다. 책을 선택하여 읽고 독서후기를 첨부한 후 또 다른 교인에게 전합니다. 즉 같은 책을 전달해 보는 릴레이가 아니라 책읽기를 릴레이 하는 것입니다. 기버가 많을수록 교회에는 더 많은 책들이 기증될 것입니다. 교회는 이 책들을 분류, 공개, 대출하고 본인의 동의 아래 독서후기를 영상글로 편집해서 공개하는 일을 담당합니다.


  3가지를 보충설명하겠습니다.

  첫째, 음식이나 의복처럼 책이란 것은 각자의 취향과 관심부분에 따라 읽습니다. 그런데 내가 기버가 되려면 리시버의 독서취향과 관심분야를 알아야만 받는 사람이 반갑고 고맙게 받아 읽을 책을 준비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게 가능하려면 오랜 시간에 걸친 대화와 인간적 교감이 있어야 하는 것입니다. 만약 내가 리시버를 제대로 찾지 못한다면 그건 이 교회에서 아직도 제대로 된 인간적 교제가 없었다는 뜻이겠지요. 또 책을 받는 리시버의 입장에서는 그 만큼 관심을 받는 다는 증거니까 그에겐 참 즐거운 일이 아니겠습니까. 결국 이런 사이클이 여기저기서 반복되면 우리 교회는 책을 통해 지적 경험을 통해 인간관계가 더욱 깊어지고 넓어지고 성숙해 진다고 보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오늘 제안자이자 첫 번째 기버로서 4사람의 리시버를 위해 4권의 책을 준비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도 생각할 수 있습니다. 다 아는 얘기지만,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는 것은 육신의 건강을 위해 편식을 하지 말아야 하는 것만큼 필요합니다. 영양의 불균형보다 어쩌면 더 심각한 것이 바로 지적 불균형이기 때문입니다. 좋은 약이 입에 쓰다는 말이 있듯이 때로는 어려운 책이 유익을 주는 경우도 많습니다. 제가 몇 년 전 아주 어려운 철학 서적를 한권 읽었는데 읽을 때는 참 힘들었지만 읽고 나니 그전에 어렵다고 생각했던 책들이 쉽게 쉽게 읽혀지는 것을 경험을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독서후기에 대해서는 절대로 부담 갖지 마시기 바랍니다. 양식은 이미 홈페이지에 다 올려 놓았습니다. 글쓰는 게 어려우시면 독서후기는 그냥 책을 읽은 흔적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럼 책읽기에서 왜 이게 필요할까요. 흔적을 남기겠다고 책을 읽는 것과 그냥 읽는 것은 그 의미나 결과에서 천양지차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책에 대한 격언 중 ‘책 한 권 읽은 사람은 책 두권 읽은 사람의 지배를 받는다.’ 혹은 '사람은 무엇을 읽는가에 따라 만들어지는 존재다.'라는 말을 참 좋아합니다. 또 책읽기는 최상의 자녀교육방법입니다. 아이들 앞에서 부모가 책 읽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보다 더 훌륭한 교육방법은 세상 어디에도 없습니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로 유명한 이휘소 박사가 있습니다. 그의 평전을 읽어보면, 이휘소 박사의 아버지는 초등교사를 하다가 의사가 되었는데 이휘소의 어린 시절 친구들이 기억하는 그의 아버지는 항상 책상에서 책을 읽는 것이었습니다. 결국 세계적인 물리학자가 아무 부모 밑에서 나오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교회 사역이란 것은 두 가지 속성이 있는 것 같습니다. 첫째, 교회사역은 개인적 이해타산이나 세속적 판단을 앞세우면 절대로 절대로 못한다는 사실입니다. 둘째, 아무리 좋은 콘텐츠로 담당자가 아무리 능력이 있어도 교인들의 협조가 없으면 절대로 절대로 못하는 게 또 교회 사역입니다. 그래서 교회사역을 언제나 아름답고 가치있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교회사역에서 제안자가 가장 보람을 느끼는 것은 교인들이 그 진정성을 이해해 주는 것입니다.

   이제 제안의 진정성을 이해하셨다면, 이 프로그램이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협조해 주시기 바랍니다. 교우 여러분들이 한마음으로 참여하시면 반드시 좋은 결실을 맺게 될 것으로 확신합니다. 그래서 장차 우리 교회가 안동시내에 크게 소문나는 훌륭한 도서관을 자랑하는 교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모두가 그런 비전을 꿈꾸면서 이것을 현실로 바꾸는 첫걸음을 옮기는 보람찬 2007년 가을이 되시기를 다시 한 번 부탁드립니다.

           

                                   2007, 9, 2    광성교회 교육위원회 

2 Comments
황기철 2007.09.05 13:04  
하나의 밀알이 땅에 떨어져 새싹을 틔우는 모습이군요!!
참으로 아름다운 사역에 박수를 보냅니다.
하나님 앞에 가장 큰 교회가 될것을 확신합니다!
김용군 2007.09.11 09:22  
무어가 그리 바쁜지 교회 홈페이지에 들어와 찬찬히 글을 보기가 어렵습니다. 독서 릴레이에 대한 최장로님의 제안에 동참하도록 하겠습니다. 최근에 읽은 책이 많질 않아서 어떤 책으로 할까 고민 중입니다. 늘 주님안에 은혜 충만하길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