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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제

최예지 1 922
 

생전에 이루고 싶은 욕망을 이루지 못해 이 세상을 떠나고 싶지 않은 욕망이 강한, 그 욕망의 노예가 되어버린 죽은자의 영혼이 바로 ‘귀신’이다.

또한 무사안일에 빠져 주체성 없이 로봇처럼 행동하는 사람을 가리켜 ‘좀비’라고 한다.

원래 좀비는 아프리카 부두족에서 약으로 이성을 마비시킨 상태로 만들어 놓은 사람을 말한다. 이들은 주체성 없이 타인이 시키는 대로 끌려 다니게 된다. 심지어는 끌려다니 것조차도 모른다.

 문명이 발달함에 따라 사람들의 욕망은 더 다양해지고 더 정교해진다.

무수한 욕망에 둘러싸여 끊임없이 무언가를 갈구하는 ‘욕망의 노예’라고 불리는 현재의 우리가 바로 그 귀신들이나 다름없지 않은가.

귀신들은 납량특집 속에서만 존재하는 것이 아이라 우리주위에도 얼마든지 있다. 사람들의 시선에 의해, 법과 제도에 의해 강요당한 사회적인 귀신들 말이다.

충족되지 못한 욕망으로 고통을 겪는다면 이는 모두 ‘귀신’이라 할 수 있다.

다른 사람과의 관계가 단절된 사람이 바로 ‘살아있는 귀신’이다.

현대사회가 복잡해지면서 생긴 소규모의 그룹에 끼지 못하는 ‘중간자’는 집단을 상대로 맞설 수 없기 때문에 기존질서 내에서가 아닌 사후세계, 환상세계 등에서 원한을 되갚는다. 이처럼 집단으로부터 소외되는 것과 반대로 스스로 관계를 단절시켜 살아있는 귀신을 자초하는 경우도 있다.  즉 스스로 살이 있는 귀신이 된 아웃사이더.

자유롭지만 밀폐된 나만의 공간에 익숙해진 현대인들은 혼자가 되는 것을 원한다. 또한 경쟁사회에 내몰리면서 사람들 사이에 부대끼는 방법 보다는 혼자 고민을 간직하고 해결하려고만 한다.

스스로 귀신이 되는 것 어쩌면 현대인의 슬픈 숙명일지도 모른다.

1 Comments
이석순 2007.08.06 09:11  
여럿이 함께 있어도 외로울 때가 종종 있습니다.
그럴때는 조용히 빠져 나와서 내가! 나를 위해 원하는 것을 합니다.
때로는 나를 위해 하는 것이 여럿이를 따뜻하게 바라 볼 수 있는 시선의 여유를 주기도 하죠
확신으로 나아간다면 늘 주님이 함께 하실 것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