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글마당

12월27일 수요일

최예지 1 1032
 

오늘은 대구로 논문지도를 받으러가는 날입니다.

아침에 삼성셔틀버스를 타고 안동역으로 가는 중에 차안에서 처음보는 할머니와 얘기를 나누게됬습니다.

할머니(85세)는 아들과 손자, 손녀와 같이 살면서 살림을 도맡아한다는 집안얘기를 제게 해주시는 데... 며느리가 죽은 얘기를 해주시면서 아들이 결혼을 안하려한다는 얘기까지 10분 정도 밖에 (안동역까지) 안되는 그동안 쉬지도 않고 계속하셨습니다.

또 저녁에 하양역에서 안동역까지 오는 기차에서도 의성에 사신다는 63세 된 할머니와 내리실 때까지 얘기를 나누었습니다. 주로 제가 할머니의 얘기를 들어주는 것이었지만....

할아버지가 노는 것 좋아해 바람피운 얘기와 자기에게는 돈에 인색하게 구는 얘기, 시어머니와 친정어머니를 같이 집에서 4년간 모신 얘기를 하시면서 지금은 이혼하는 게 억울해서 같이 살지만 아직도 이혼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는 얘기(첫 아들 낳고 이혼하자고 할머니가 먼저 얘기 꺼낸 적 있다함) 등등 여러 얘기를 하소연하듯 털어내시는 데.... 푸근하게 받아들였습니다.

사설이 너무 길었나요?

하여튼 두 얘기의 공통점은 사람들이 외로워 한다는 얘기고 또한 저는 짧은 인연도 소중하게 생각한다는 것입니다. 일각도 다시 돌아오지 않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하면 인생에 리바이벌이란 일각도 없다는 것입니다. 그걸 깨닫기 까지 오랜 시간과 큰 대가를 치루었지만.... 그 할머니를 기차 내리시는 계단까지 배웅하며 내내 건강하시라며 손을 잡아드렸습니다. 그리곤 내자리로 돌아와 앉았는 데 기차가 다시 출발하려는 찰라 그 할머니께서 손을 제게 흔드시는 모습이 눈에 들어와 저도 마주보고 웃으며 손을 열심히 흔들어댔습니다. 마음이 흐뭇해지더군요. 짧은 시간이었지만 행복했습니다.

 

1 Comments
김옥희 2007.01.03 14:34  
짧은 글이지만 가슴에 와 닿는게 있어요..... 집사님은 항상 씩씩하고 꿈이 있는 소녀같아 정말보기 좋아요 . 꿈이 있는 사람은 새로운 미래를 창출해 낼수 있답니다.그러나 꿈이 없이사는 사람은 인생을 낭비하는 것이나 다름없다네요 .우리 이제라도 `삶의 푰대,를 정하고 뛰어가요, 어떠한 난관이 있더라도 우리곁엔 항상 주님이 있으니까요........화이팅!!